'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 미·일, 대만 유사시 무력 불개입 확인

국제관계 2012. 8. 26. 20:50
'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 미·일, 대만 유사시 무력 불개입 확인

공동 전략 목표서 '대만 문제' 제외

[중앙일보] 2007.05.04 05:15 입력

 

미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를 양국의 공동 전략 목표에서 제외했다.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 정부의 반응은 즉각 나오지 않았지만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만은 미.일의 기존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이번 결정을 축소 해석했다.

◆ "양안 현 상태 유지가 목표"=3일 홍콩 문회보(文匯報)에 따르면 미.일 양국 정부는 1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무.국방장관 회의(2+2)에서 양국 공동 전략 목표에 합의하면서 대만해협 문제를 삭제했다. 양국은 2005년 2월 2+2 회담에서 '대만해협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처음으로 공동 전략 목표의 하나로 삽입해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 국방부의 한 군사전략가는 "이번 결정은 대만 독립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정부가 잘못된 정보에 따라 독립을 추구하는 등 오판을 할 것에 대한 경고이며, 현재의 양안 상태를 유지하라는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미 의회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만 지도자가 모종의 방식을 통해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바꾸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해협은 여전히 지구상의 화약고 같은 곳이지만 현재의 정세는 1990년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회담 직후 "미국의 대만해협 정책에 대해 중국 지도자나 대만 지도자나 모두 어떤 의구심도 가질 필요가 없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고 있으며 해협 양안에서 일방적으로 정세를 바꾸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회담 뒤 중국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이해관계자로서 적극적 역할을 맡아 줄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우선 중국이 투명한 군사비 공개 등 군사 부문에서의 투명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또 이번 회담에서 미.일 군사동맹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간 관계를 상호 보완적 관계로 정립하는 데 합의했다.

◆ 중국 국제전문가들은 환영=이번 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北京)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과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미국은 혼란스러운 양안 관계를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합의는 당연한 것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중국에 일종의 화해 제스처를 보인 것이며 중국과의 관계가 안정적이고 긍정적이라는 점을 말해 준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대만 외교부 왕젠예(王建業) 대변인은 "미국과 일본이 이런 결정을 내렸지만 양국은 이미 2005년 공동 전략 목표를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양국의 대대만정책이 변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다른 교수는 "환영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이번 조치는 양국이 대만 문제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중국이 갈수록 강대해지고 있어 취한 것이기 때문에 양국 공동 전략을 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홍콩 중원(中文)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왕자잉(王家英) 부소장은 "천 총통 정부의 독립정책으로 양안 위기가 오면 미.일 양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내린 조치"라고 분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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