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 금발 크리스틴은 한국인?
사회일반 2012. 9. 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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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 크리스틴은 자기가 한국 사람이래요." "네? 크리스틴은 전혀 한국 사람 같지 않은데요? 크리스틴이 한국에서 태어났나요?" "아니오.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 시민권자예요." "그런데 왜 자기를 한국 사람으로 생각하나요?" "잘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인종을 표시하는 곳이 있으면 자신은 'Korean'에다가 표시를 하곤 했어요. 그래서 '너의 아빠도 미국 사람이고 미국에서 태어났고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미국 사람이다'라고 아무리 말해줘도 자신은 '한국 사람'이라고 우기곤 했어요." "크리스틴이 한국말을 할 줄 아나요?" "네. 자기 엄마하고 한국말로 유창하게 대화해요."
금발 머리, 파란 눈의 한국 아가씨 크리스틴은 우리 한국어 교실의 유명한 백인 아저씨 유대봉씨와 그의 한국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혼혈 미국인이다. 아무리 봐도 그녀는 한국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데, 자신을 한국인으로 생각하는 독특한 아가씨이다. 부모가 모두 한국 사람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자신을 미국 사람으로 생각하는 대다수 재미 한인 2세들과는 정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인 엄마하고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지금도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 아가씨는 자신이 한국어를 하고 엄마가 한국인이므로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아가씨는 과연 한국 사람일까? 검은 머리, 검은 눈의 미국 아가씨
본교를 찾기 전까지는 한국어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한글 자모를 배우는 기초반부터 시작한 학생이었다. 윤경씨는 다른 비한국계 학생들과 거의 비슷한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 그런데 윤경씨가 한 학기의 수업을 마치고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많은 관중들 앞에서 자신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시간에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하여 함께 참석한 그녀의 어머니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였다. "저는 한국어를 하나도 못 해서 저를 '미국 사람'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윤경씨는 미국 사람일까?
한국인 아버지, 중국인 어머니를 둔 중국 아가씨 백합씨는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미국에서 출생한 학생이다. 백합씨는 처음에 자신을 소개할 때, '중국 사람'으로 소개했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인 아버지가 있으니 당연히 '미국인' 혹은 '한국인'으로 소개할 것 같은데, 그녀는 자신을 '중국인'으로 소개하였다. 그녀 역시 본교에 오기 전까지는 한국에 가서 3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한 것 외에는 한국어를 배우거나 써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중국어는 유창하게 할 수 있어서 자신의 언니나 어머니와 중국어로 대화가 가능했다고 한다. 이번에 백합씨는 한국 유학생 남편을 만나 결혼하였다. 시댁이 한국에 있는 관계로 미국에서 올린 결혼식 외에 한국에 나가서 다시 한 번 결혼식을 하고 왔는데, 그때서야 처음으로 아버지 쪽의 친척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한 덕분에 백합씨는 시댁 식구들이나 아버지 쪽의 친척들과 한국어로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백합씨는 중국 사람일까? 미국 부모님 사이에서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 한국어 수업 시간에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토론하였는데 한 학생이 묻기를, "부모님이 모두 미국 사람인데 한국에서 태어난 'White-Korean(백인 한국인)이 있나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백인 한국인? 정말 새로운 말이었다. 아니, 충격이었다. 여태까지 한국 사람은 모두 황인종이고 코가 낮고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백인 한국인'이라는 개념은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고 오히려 한국 남자들과 비한국계 여성들이 결혼하여 낳은 혼혈아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은 모두 단일 민족이고 같은 가족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코시안'(Korean+Asian)들의 정체성 지금 한국에서는 국제결혼율이 높아지고 그 가정에서 '코시안'이라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또한 이주 노동자로 한국에 정착한 아시안 부모들 사이에서 한국인과 다르게 생긴 한국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한국의 한 다큐멘터리를 통하여 방글라데시 부부 사이에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학교에서 교육받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아이가 "저는 한국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과연 누가 한국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민족과 나라, 그리고 언어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이것은 한국어 '제1과'에서 배우는 내용이다. 미국이라는 사회가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이민 와서 만들어진 이민사회이므로 대부분 자신들의 나라를 자신이 이민 오기 전의 모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고,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는 자신들의 생긴 모습이나 자신이 가능한 언어에 따라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 말한 파란 눈의 금발 아가씨 크리스틴이 자신이 한국어를 할 수 있기에 자신을 '한국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나 윤경씨가 한국어를 배우기 전에는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했다가 한국어를 배운 후에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는 것, 그리고 중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기에 자신을 '중국 사람'으로 생각하는 백합씨를 보면 얼마나 언어가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학교에서 교육받고 한국어만 유창하게 하는 비한국계 혹은 혼혈 아이들도 자신을 '한국인'으로 생각할 것이고 우리 사회도 이제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진정한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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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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